파란 물결

나눔의 쉼터/中要 6 經典集

화엄경을 옮기며...

靑 波 2008. 7. 1. 22:31

 
    화엄경을 옮기며... 법정 스님께서 쓰신 『동쪽나라』출판의 화엄경 입니다. 서문을 다 옮길 필요를 못 느껴서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옮겨봅니다. 인간의 가치는 출가나 재가, 또는 사회적인 신분이나 명예 등 외형에 있지 않고, 다만 보리심이 있느냐 없느야에 달린 것이라고 화엄사상은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저마다의 울타리 안에 갇힌 채 타인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비인간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보는 시각과 생각을 전혀 다른 쪽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웃이 있기에 내가 있는 것이요, 이웃이 없다면 우리가 할 일도 없어지고 만다. 화엄경은 한마디로 말해 이웃과의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인간다운 삶을 이룰 수 있는가를 온갖 비유와 이야기를 들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화엄경이 보여주듯 무한한 관계 속의 자신을 투철히 인식하고 즐거움과 고통을 이웃과 함께 나누어 가질 때, 비로서 인간다운 인간의 지평이 열릴 것이다. 그러므로 경전 속에 나오는 선재동자나 보살을 단지 경전에 등장하는 과거의 특정 인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들의 자리에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대입시켜 보고, 자신의 존재와 서야 할 자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경전을 읽는 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화엄경의 원래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다. 大方廣은 부처님을 수식하는 말로, 무한 광대한 부처님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부처님이 법을 설하시는 내용을 답은 일반의 다른 경전과는 달리, 화엄경은 보살이 "부처님을" 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보살이 부처님의 광대한 덕행을 말하는 것이다. 華嚴이란 아름다운 꽃, 그것도 장미나 모란처럼 한동안 피었다가 시들어버리는 그런 꽃이 아니라 영원히 지지 않는 꽃으로 장식함을 뜻한다. 즉, 이는 청정하고 올바르고 덕스러운 보살의 행에 비유한 것이니, 세상에 덕이 될 수 있는 공덕의 꽃은 결코 시들지 않기 때문이다. 화엄경은 이른바 육십화엄으로 알려진 60권본 또는 80권본, 40권본으로 유통된다. 물론 이들은 모두 한문으로 씌어 있다. "육십화엄"은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 (359 ~ 429)가 번역한 것으로, 출간연대는 418 ~ 420년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한 "팔십화엄"은 실차난타 實叉難陀 (652 ~710) 번역으로 출간연대는 695 ~ 699년이며, "사십화엄"은 般若(8 ~9세기)번역으로 그 연대는 795~798년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사십화엄"은 다른 두 경의 마지막 章인 입법계품入法界品에 해당된다. 화엄경이 처음부터 하나의 통일된 경전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각각의 장은 독립된 경전으로 유통되다가 후대에 이르러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집대성된 것으로, 학자들은 그 시기와 장소를 대략 4세기경 중앙아시아 쪽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十地品이다. 독립된 경전으로는 十地經인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성립 연대는 1세기에서 2세기쯤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산스크리트 원전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은 "十地品"과 "入法界品"뿐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예전부터 "팔십화엄"을 講本으로 택하고 있는데, 여기에 간추려 옮긴 내용도 7세기 말 실차난타가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여기에 가려 뽑은 品名은 보살문명품, 정행품, 십행품, 십회향품, 십지품, 여래출현품, 이세간품 등이다. 보살문명품 문수보살이 재수보살과 보수보살 등에게 연기와 교화와 업과, 설법,복밭, 바른 가르침, 바른 행, 도를 돕는 일과 한결같은 도의 아홉 가지 깊은 이치를 차례대로 묻고 답한다. 여래의 경지는 허공과 같아서 모든 중생이 그 안에 들어가면서도 실제로는 들어가는 바가 없다는 가르침을 밝히며, 믿음의 근거가 되는 知解를 내게 한다. 정행품 바른 지혜에 따른 바른 행을 보이기 위해 일상생활의 기거 동작과 보고 듣는 대로 서원을 발해 보살행을 밝히도록 한다. 십행품 공덕림보살이 善思惟三昧에 들어 부처님의 지혜를 이어받고, 환희행에서 진실행에 이르는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한다. 십회향품 금강당보살이 열 가지 회향을 말하는데, 각각 세 곳으로 회향한다. 대비심을 중생에게 베풀어 교화하기 위해 아래로 중생에게 회향하고, 위로 보리를 구하기 위해 보리에 회향하고, 회향하는 사람이나 이치가 모두 空寂하므로 진여의 실재에 회향한다. 십지품 보살 수행의 단계를 제1 환희지에서 제10 법운지까지 나누고, 그 경지의 깊이와 높이를 각각 단계적으로 말한다. 여래출현품 보현보살이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는 인연에 대해서 말한다. "여래는 한 가지 인연이나 한 가지 일로써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 아니고 열 가지 한량없는 인연으로 출현하신다.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는 보리심을 이루기 위해, 청정하고 뛰어난 뜻을 이루기 위해, 모든 중생을 구호할 수 있는 대자대비를 이루기 위해, 서로 지속되는 행과 원을 이루기 위해, 법과 이치를 통달하기 위해...... 여래는 세상에 출현하신다." 이세간품 "어떤 것이 보살의 의지이며, 기특한 생각이며, 행이며, 선지식이며, 부지런한 정진이며, 안정이며, 중생을 성취함이며, 여래의 열반을 보이심인가." 하는 보혜보살의 2백 가지 물음에 대해, 보현보살은 2천 가지로 대답한다. 글 출처 : 문수선원에서 옮겨 꾸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