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문명품(菩薩問明品) 차별의 이유
문수사리보살이 각수보살에게 물었다.
"마음의 성품은 하나인데 어찌하여 갖가지 차별을 봅니까?
즉, 착한 길에도 가고 나쁜 길에도 가며,
여러 감관[根]이 원만하기도 하고 모자라기도 하며,
태어남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며,
단정하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며,
苦와 樂을 받는 것이 왜 같지 않습니까?
또 어찌하여 業은 마음을 알지 못하고 마음은 업을 알지 못하며,
受는 과보[報]를 알지 못하고 과보는 수를 알지 못하며,
마음은 수를 알지 못하고 수는 마음을 알지 못하며,
因은 緣을 알지 못하고 연은 인을 알지 못하며,
지혜는 境界를 알지 못하고 경계는 지혜를 알지 못합니까?"
각수보살이 偈頌으로 대답했다.
보살께서 이런 뜻 지금 물음은 중생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이네
그 성품과 같이 대답하겠으니 어진 이여 자세히 들으소서
모든 法은 작용이 없으며 또한 그 자체의 성품도 없는 것
그러므로 그와 같은 모든 것들이 저마다 서로를 알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강 한복판을 흐르는 물이 빠르게 흐르면서 앞을 다투지만
저마다 서로를 알지 못하니 여러 가지 법들도 그러합니다
또 커다란 불무더기에 맹렬한 불길이 함께 일지만
저마다 서로를 알지 못하니 여러 가지 법들도 그러합니다
또 바람이 불 때 사물에 닿는 대로 흔들리지만
저마다 서로를 알지 못하니 여러 가지 법들도 그러합니다
여러 종류의 地界가 차례대로 의지해 머물지만
저마다 서로를 알지 못하니 여러 가지 법들도 그러합니다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봄 마음과 뜻, 情과 감관들은
항상 流轉하지만 유전케 하는 주체는 없습니다
법의 성품 본래부터 나지 않지만 나타내 보이므로 나는 것이니
이 가운데 나타내는 주체도 없고 나타낸 물건들도 없는 것입니다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몸 마음과 뜻, 情과 감관들
모든 것 空하여 성품 없으나 妄心으로 분별하니 있는 것
이치대로 자세히 살펴보면 온갖 것이 다 성품 없으니
법의 눈은 불가사의라 이같이 보는 것 잘못 아닙니다
진실하거나 진실치 못하거나 허망한 것이나 허망치 않은 것
世間이나 出世間이 다만 가명으로 하는 말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