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없는 깨달음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이 어떻게 여래. 응공. 정등각의 바른 깨달음을 알아야 하는가.
보살 마하살은 여래가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온갖 이치에 관찰함이 없고, 법에
평등하여 의혹이 없으며, 둘이 없고 모양[相]이 없으며, 행도 없고 그침도 없으
며,한량이 없고 틈이 없으며, 양쪽[二邊]을 멀리 떠나 중도에 머물며, 모든 문자
와 언설을 초월한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중생의 마음에 행하는 바와 根性1) 과 욕락과 번뇌와 습기2) 를 알아야 한다.
요컨대, 한 생각에 삼세의 모든 법을 알아야 한다.
비유를 들면, 큰 바다는 사천하에 있는 중생들의 몸과 행상을 두루 나타내므로
다 같이 바다라 말하듯이, 부처님의 보리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마음과
근성과 욕락을 두루 나타내면서도 나타내는 바가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보리라고
이름한다.
부처님의 보리는 모든 문자로도 표현할 수 없고, 모든 음성으로도 미칠 수 없으며,
모든 언어를 가지고도 설명할 수 없다. 다만 마땅함을 따라 방편으로 열어 보일
뿐이다.
1)근성; 기력의 근원을 근이라 하고, 선악의 습관을 성이라 함.
2)습기; 마음에 인상 지어지고 몸에 밴 관습의 기분 습성 등을 말함.
여래. 응공. 정등각이 바른 깨달음을 이룰 때 모든 중생의 분량만한 몸을 얻는다.
모든 법의 분량만한 몸을 얻고, 모든 국토의 분량만한 몸을 얻고, 모든 삼세의 분
량만한 몸을 얻고, 모든 부처님만한 몸을 얻고, 모든 언어의 분량만한 몸을 얻는다.
진여의 분량만한 몸과 법계의 분량만한 몸, 허공계의 분량만한 몸, 걸림 없는 분량
만한 몸, 모든 서원의 분량만한 몸. 모든 행의 분량만한 몸, 적멸한 열반계의 분량
만한 몸을 얻는다. 얻은 몸과 같이 말과 마음도 그와 같아서, 이 같이 한량없고 수
없는 청정한 三輪 을 얻는다.
여래가 바른 깨달음을 이룰 때 그 몸 가운데서 모든 중생이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것을 두루 보며, 모든 중생이 열반에 드는 것까지도 두루 본다.
모두 같은 성질이므로 이른바 無性이다.
허공은 모든 세계가 이루어지거나 무너지거나 늘고 줄어듦이 없다.
왜냐하면 허공은 생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보리도 그와 같아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
늘고 줄어듦이 없다.
菩提는 모양도 없고 모양 아님도 없으며, 하나도 없고 여럿도 없기 때문이다.
여래에게는 한량없는 바른 깨달은을 이루는 문이 있는데, 여래가 나타나는 몸도
한량이 없다. 그래서 여래의 몸을 가리켜 한량없는 境界라 하고 중생계와 같다고
한다.
3)삼륜; 부처님의 거룩한 교화의 작용을 身. 口.意 로 나누어, 이것을 전륜성왕의
수레바퀴에 비유한말.
보살 마하살은 자기의 마음속에 순간마다 항상 부처가 있어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부처님 여래들이 이 마음을 떠나지 않고 바른 깨달음
을 이루기 때문이며, 자신의 마음과 같이 모든 중생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다 여래
가 있어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넓고 크고 두루하여 계시지 않은 데가 없으며,
떠나지 않고 끊이지 않아 헤아릴 수 없는 방편 법문에 들어간다.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여래가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