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靑波 生覺

힘들인 만큼 긴 여운(餘韻)

靑 波 2008. 7. 4. 11:30

 

     
         힘들인 만큼 긴 여운(餘韻)     
금년 6월의 미국 동부지역은 긴 가뭄으로 인해 유난히도 더웠다.
몇 해 동안 전에 없이 많은 나라를 여행을 했지만, 대부분 며칠을 머물다 돌아오는 게 고작 
이였다. 미국은 멀기도 하지만 한번가려면 비용문제가 만만치 않으므로 장기간 머무는 게, 
그나마 아까운 생각을 덜하게 한다.
둘째와 사위주선으로 2003년 5. 6월을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보냈으므로 이번에는 지난 가을
쯤으로 계획했으나 여의치 않아, 그럴 바엔 가장 보고 싶었던 나이아가라를 잘 볼 수 있다는
 6월에 또 다시 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목표한 학위도 취득하여, 학교 연구실에 연구원(정 직원)으로 있으니 전에 비해서는 
사정이 좋아졌겠지만, 아직도 여유 있는 생활은 아닌 듯했다. 
그 곳 생활도 6년이나 되었으므로 나름대로는 많은 곳을 구경시킬 것으로 계획한 모양인데, 
조지아 주 애틀랜타 근처에는 우거진 삼림은 많으나, 높은 산들이 거의 없으니 특별히 경치 
좋은 곳도 적거니와, 역사가 짧은 미국이라 유서 깊은 곳도 드물기 마련이다. 
그런 중에도 다운타운 올림픽 파크 옆에 새로 생긴 조지아 아큐리움 은 세계에서 규모가 크기
로 몇 번째 간다는 곳으로 대형 아크릴 유리속의 많은 물고기들은 장관을 이루고 있어,아이들
이 아주 좋아하는 곳이기도 한데, 나름대로 볼만한 곳 이였다. 


지난번에 가보지 못한 곳 중에, 조지아 서북부 주 경계지역에 커다란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아
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넓은 정원(85만평) ROCK CITY은 좁은 큰 바위틈으로 지나게 되는 곳도 
많고, 미국의 7개주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전망대며, 그 옆에 만들어 놓은 듯 떨어지는 폭포 등
볼수록 신기할 정도로 오묘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대부분 자연석 그대로인데 약간의 인공을 가해 볼거리를 만들어 놓은 락 시티는 조지아의 유명
한 거대한 돌산인 스톤마운틴의 밋밋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정감을 느끼게 한다.
락 시티에서 이곳을 오는 데는 같은 산의 산길을 따라 그리 멀지 않는 곳이나, 조지아 주가 아
닌 테네시 주에 위치해있다.
산은 그리 높지도 않으면서 동굴 속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을 구경하며 들어가면 가장 깊숙한 
곳에 지금껏 알려진 것으로는 세계 제일이라는 동굴 속 폭포가 있다.
물이 어디에서 흘러와 폭포를 만들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는 루비 동굴은 
한 번쯤은 볼만했다. 루비동굴은 처음 발견자가 자기 부인의 이름을 따서 RUBY FALLS이라고 
한다.

미리 계획해둔 대로, 자연사 박물관인 FERN BANK.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워싱턴의 스미
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을 보지 않았더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곳 이였으며, 더욱이 기록영화
인 '그랜드 캐넌'의 웅장하고 실감나는 영상에 감동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그 밖에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루터 킹 목사 기념관. 이 곳 에는 관람객
대부분이 흑인이긴 해도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지역에 교회. 생가 무덤 등이 있었다.

유럽풍으로 마을을 꾸며놓은 헬렌 조지아에는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지만 규모
는 작은 편이였는데, 주변에 골프장과 계곡으로 인해 숙박시설이 훨씬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헬렌 조지아를 가는 고속도로 옆으로 우리나라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고나무의 분홍색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칡 넝쿨이 나무를 감싸고 있는 것은 문젯거리로 보였다.
어디를 가나 고속도로 옆에 찢어져 떨어져 나간 타이어 조각들과 차들에게 깔려 죽은 다람쥐인
지 청설모 같은 잔해를 자주 볼 수 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따끈따끈한 도넛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KK도넛은 자동생산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있어, 한층 더 입맛을 돋우게 했다.
뱃살 나오는 게 두려워 그 맛있는 도넛을 한 개만 맛 본게 다소 아쉽긴 했지만.... 
한 달을 체류하면서, 열흘간의 여행을 다녀와 일주일 가까이 사진 정리와 여행기를 쓴 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같이 긴 여행 동안의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좀 더 있다 가면 안 되
느냐' 는 둘째의 권유를 들어 면서, 거의 매일같이 힘이 들 정도의 일정으로 많은 곳을 다녔다.
거기다 넓고 많은 몰의 마트들과 도서관을 수도 없이 다녔으며, 맛있다고 소문난 고기, 스시 
등 요릿집을 여러 곳 다니다보니, 넉넉한 뱃살이 더 나오는 것 같아 나중엔 아예 저녁을 안 먹
고 지내기 까지 했다.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곳 중에는 Medieval Times 라고 쓰여진 곳에서 중세기 유럽기사들이 펼
치는 공연을 보면서 닭요리와 돼지갈비를 손으로 먹은 그 맛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값이 비싸지도 않으면서, 맛있다고 소문난 태국음식점 Surin 에는 점심시간인데도 한 컨에서는
스탠드바를 꾸며 놓고 낮 에도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토다이'라는 일식집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생선회와 초밥 등 맛이 같았으
며, 일본식 철판구이의 볶음밥과 고기 맛은  정말 좋았는데, 미국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었다. 
시원스레 넓은 수원지를 바라보며, 소나무 그늘에서 준비해간 고기들을 숯불 바비큐로 구어 먹
는 맛은 한 동안 잊었던 소주 생각에  C1 한 병을 혼자서 다 비우기도 했다.
나이아가라를 가는 길에 워싱턴에서 이틀을 묵으면서, 지난번 보았던 곳이기는 해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곳인 자연사 박물관. 국립미술관. 우주 항공관. 국회의사당. 링컨 기념관 등을 다
리가 아플 정도로 걸으면서 구경했는데, 5 년 전 유모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5일동안 20여 곳의 
박물관 등을 다녔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수월한 편이였다. 워싱턴 구경을 대충하고,  뉴욕을 
향해 출발했다. 
뉴욕의 중심가인 맨 해탄은 좁은 곳에 800만이 모여 산다는 지역으로 빌딩 많고 길거리의 많은
차들과 사람들 때문에 한마디로 짜증스러웠다. 
뉴욕 최초의 다리인 부룩클린 다리는 아버지가 설계를 하고, 그의 아들이 1883년부터 15년 동
안 공사를 해서 완공된 길이 1,030m의 교량인데, 당시에는 사람들이 불안을 느껴 아무도 이 다
리를 건너려 하지 않아 이를 비관한 아들은 끝내 자살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1930년 전후에 지어진 앞이 좁고 뒤가 넓은 뉴욕 최초의 '다리미'빌딩은 대서양 바람이 잘 비켜 가게 설계한 건물이라는데, 당시에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왔다고 했다. 맨 해탄 도심을 빠져나와 선창가에 도착해, 사진으로나 영상 등을 통해 수 없이 보아온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은 배를 타고 찾아가 구경을 하는데, 생각보다는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이튿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맨해탄 중심가를 걸어면서 구경하고는, 저녁식사를 한 뒤 맨하 탄야경을 보기위해, 다시 맨 해탄을 지나 허드슨 강 밑으로 나 있는 터널을 지나, 뉴저지에 도착 해 허드슨 강가에서 맨하탄의 화려한 불빛의 야경을 구경하는데, 멀리 파랗게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 미국 여행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나이아가라 폭포는 어릴 적부터 꼭 한번 가 보고 싶 었던 곳이였기에, 애틀랜타에서 장장 이천 백여 킬로를 달려온 셈인데, 숙소에 짐을 풀고 간단 한 저녁식사를 하고 밤 8시 반이 지난 시간에 곧 바로 나이아가라로 달려갔다.

 

나이아가라는 1억 년 전부터 시작해서, 폭포로 형성되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2,000년 전이라 한다. 유럽인들이 이 곳 나이아가라를 처음 발견하고는 이걸 차지하면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1785년부터 원주민과 또 다른 나라 사람들끼리 나이아가라를 서로 차지하려고 근 100년 동안 싸움이 있었다고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거대한 호수 3개가 모여들어 네 번째 호수인 에어리(LAKE ERIE)에서 그랜 드 섬(Grand island)양쪽으로 갈라졌다가 합쳐지면서 빠른 속도로 나이아가라로 흐르다 또 다 시 염소섬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갈라져 흘러내린다. 흐르는 물의 속도가 시속 20마일(32키로)에 1억 톤의 물을 한 시간에 쏟아내리게 하며, 캐나다 쪽의 수량이 미국 쪽보다 10배나 많다고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보고 또보아도 싫증을 느낄 수 없는 거대하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관이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뉴 리버 브리지는 뉴 리버 강 협곡에 세워진 다리로써, 높이가 워싱턴 기 념탑(169m)와 자유의 여신상(46m)2개를 세운 것 보다 조금 더 높은 뉴 리버(New River) 다리를 전망대로 내려가 구경을 했는데 다리가 후들거릴 것 같이 아찔하게 느껴졌다. 애틀랜타에서 워싱턴과 뉴욕을 거처 나이아가라 여행길을 자동차로 왕복한 이동거리가 무려 萬里(4,000Km)의 머나먼 여행길에 길을 찾아가며, 운전하느라 고생한 사위와 둘째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미국의 십여 개의 주(洲)를 다니느라 다소 힘은 들고 고생스러웠어도 지금껏 내 생애 가장 감명 깊었던 여행으로 오랫동안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어떤 얘기도 이해할 수 있고,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이순(耳順)이라지만, 해외여행 은 많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그러기에 더 많이 기억에 담으려고 여행을 할 때마다 노력을 하는 게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2008년 7월 4일 청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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