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般若로가는 길

마음에 때가 끼면 어떻게 됩니까?

靑 波 2022. 10. 13. 01:35

 

   오늘의 명상

경청 스님이 조산 선사에게 물었다.
“마음에 때가 끼면 어떻게 됩니까?”

“그러면 맑은 마음을 얻기가 어렵지.”
“맑은 마음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맑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때만 보이느니라.”

덧붙임
언뜻 보면 말이 안 맞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때는 당연히 분별(分別)심을 말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분별심이란 하나의 이것이 생기면 또 하나의
저것이 똑 같이 생기는 마음을 말한다.
인과(因果)의 이치 즉, 해가 뜨는 원인에 의해 해가 지는 결과가
당연히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 되었건 간에, 내가 원하는 것만큼의
원치 않는 것 또한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나는 해가 떠 있는 낮을 원하지만, 그러나 내가 원하지 않는 밤이라는
저것이 무조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네 삶도 이와 다르지 않는고로, 가만히 있자니 업(業)의 습관인
본능 때문에 탐욕의 마음은 더욱 불타오르게 되고, 그렇다고 탐욕을
부려서 원하는 것을 성취한다 하여도 그 대가는 혹독한 과보로 나타날 수
밖에 없으니,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의 때인 분별심이 사라지면 마음이 맑아진다고 했는데, 맑은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라고 경청 스님은 다시 한번 묻는다.
이번에는 조산 선사가 맑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발뺌하듯이
말한다. 여기서 잘 생각해 볼 일이다.

거울에 먼지가 끼어 있으면 거울이 보이지 않는다. 먼지를 걷어내면 당연히
잘 보일 것이다. 때라는 것이 따로 있고 맑은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때가 사라지는 동시에 거울은 맑아지고, 맑지 않은 것은 거울에 먼지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때는 그대로 두고 맑은 마음을 따로 찾지 말라는 것.
견성과 성불, 해탈과 열반을 따로 찾아 헤매기 보다, 나의 분별심이라는 때를
없애기만 한다면 굳이 맑은 마음을 따로 찾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마음의 때 즉, 분별심이 있는 한, 괴롭고 불편한 마음은 가실 수가 없으니
분별심이라는 마음의 때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이다.

             - 진우스님 -

           

출처 : Kakao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