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착(放下着)이란?
방(放)은 ''놓는다''는 뜻이며, 착(着)은 ''집착, 걸림''을 의미합니다.
즉 본래 공한 이치를 알지 못하고 온갖 것들에 걸려 집착하는 것을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무아(無我)의 이치를 알지 못하고 ''나'' ''내것''에만 끄달려 이를
붙잡으려하는 어리석은 아집(我執)을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下)라는 것은 ''아래''라는 의미이지만 그 아래는 모든 존재의 가장 깊은 곳,
그 아래에 있는 뿌리와도 같은 우리의 참불성, 한마음, 본래면목, 주인공, 참나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체 모든 끄달림, 걸림, 집착을 용광로와 같은 한마음 내 안
의 참나의 자리에 몰록 놓으라는 것입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놓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하착(着)이란
착심(着心)을 놓으라는 것이지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저 멍 하니 바보처럼 세상을
소극적으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놓으라는 것입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라 하였습니다.
마땅히 마음을 내되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
마땅히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일입니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게
으르지말고 살아갈 일. 다만 마음을 한 쪽으로 머물러 착(着)을 두어선 안됩니다.
방하착(放下着)은 손을 내려 밑에 둔다는 뜻입니다.
이 말의 뜻은 일상적인 단순한 행동을 나타내지만 선가에서 화두로 쓰였습니다.
원래는 오등회원(五燈會元) '세존장'의 일화에서 방하착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흑씨범지사 합환한 오동 꽃을 받들어 세존께 공양하자 부처님께서
범지를 불러 '방하착하라'고 말씀하셨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방하착을 단순히 손을 내려놓으라는 의미에서
범지에게 말씀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꽃을 공양했다는 집착된 마음마저 내려놓으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방하착의 의미가 선종에서는 막다른 질문으로 던져져 깨달음으로
직입할 수 있는 실마리인 화두로 쓰였습니다.
조주선사를 찾아간 한 선사가 묻길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을 때는 어찌합니까'
하니 조주선사께서는 '방하착하라'하셨습니다.
선사께서 되물어 '이미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또 무엇을 내려놓으란 말입
니까'하자. 조주선사께서 '방하(내려놓지)하지 말고다시 지고 가거라'하셨습니다.
그때 선사는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방하착의 의미는 언어를 떠난 의단이므로 말로 풀 수 없는 것인바
굳이 세속적인 말을 사용하여 풀이한다면 이미 한 물건은 물건 그 자체에 공성인
법성을 담고 있으므로 내려놓을 것도 가져갈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또한 원만하고 원융무애하므로 내려놓을 수도 가져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선사는 이미 없는 한 물건을 내려놓으라고 하고 다시 지고 가라고 하는
방하와 불방하의 의미 속에서 진정한 한 물건에 대해 깨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을 닦는 불자들은 화두를 받아 의단을 낼 때 한 물건이라도
어떠한 물건인지 논리적 의단에서 화두를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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