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본단경
26. 진가(眞假)
대사께서는 선천 이년 팔월 삼일에 돌아가셨다.
칠월 팔일에 문인들을 불러 고별하시고, 선천 원년에 신주 국은사에 탑을 만들고
선천 이년 칠월에 이르러 작별을 고하셨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 나는 팔월이 되면 세상을 떠나고자 하니 너희들
은 위하여 의심이 있거든 빨리 물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의심을 부수어 마땅히 미
혹을 다 없애어 너희들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는 너희들을 가
르쳐 줄 사람이 없으리라."
법해를 비롯한 여러 스님들이 듣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으나, 오직 신회만이
꼼짝하지 아니하고 울지도 않으니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린 신회는 도리어 좋고 나쁜 것에 대하여 평등함을 얻어 헐뜯고 칭찬함에 움직
이지 않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구나. 그렇다면 여러 해 동안 산중에서
무슨 도를 닦았는가? 너희 지금 슬피 우는 것은 또 누구를 위함인가?
나의 가는 곳을 너희가 몰라서 근심하는 것인가? 만약 내가 가는곳을 모른들 마침
내 너희에게 고별하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슬피 우는 것은 곧 나의 가는 곳을 몰
라서이다. 만약 가는 곳을 안다면 곧 슬피 울지 않으리라. 자성의 본체는 남도 없
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느니라.
너희들은 다 앉거라. 내 너희들에게 한 게송을 주노니,'진가동정게(眞假動靜偈)'
이다. 너희들이 다 외워 이 게송의 뜻을 알면 너희는 나와 더불어 같을 것이다.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해서 종지를 잃지 말라."
스님들이 예배하고 대사께 게송 남기시기를 청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아 가졌다.
게송에 말씀하셨다.
모든 것에 진실이 없나니 진실을 보려고 하지 말라. 만약 진실을 본다 해도
그 보는 것은 다 진실이 아니다. 만약 능히 자기에게 진실이 있다면 거짓을
떠나는 것이 곧 마음의 진실이다. 자기의 마음이 거짓을 여의지 않아 진실이
없거니, 어느 곳에 진실이 있겠는가?
유정은 곧 움직일 줄을 알고 무정은 움직이지 않나니 만약 움직이지 않은 행
을 닦는다면 무정의 움직이지 않음과 같다. 만약 참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본
다면 움직임 위에 움직이지 않음이 있나니. 움직이지 않음이 움직이지 않음
이면 뜻도 없고 부처의 씨앗도 없도다.
능히 모양을 잘 분별하되 첫째 뜻은 움직잊 않는다.
만약 깨쳐서 이 견해를 지으면 이것이 곧 진여의 씀이니라.
모든 도를 배우면 이에게 말하노니 모름지기 힘써 뜻을 써서
대승의 문에서 도리어 생사의 지혜에 집착하지 말라.
앞의 사람이 서로 응하면 곧 함께 부처님 말씀을 의논하려니와
만약 실제로 서로 응하지 않으면 합장하여 환희케 하라.
이 가르침은 본래 다툼이 없음이라 다투지 않으면 도의 뜻을 잃으리오,
미혹함에 집착하여 법문을 다투면 자성이 생사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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