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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배 고르는 요령

靑 波 2009. 3. 1. 01:06

            맛있는 배 고르는 요령
      - 품종 특성과 익는 시기 등 알고 고르면 OK
      - 달고 시원한 배 후식으로 먹으면 암을 예방

      보름달을 닮아 추석의 대표 과일로 불리는 배. 추석을 맞아 배를 사려는 사람들은 백화점과 재래시장에 줄을 잇는다. 올 추석은 다소 빠르고, 비가 자주와 과일의 맛이 예년보다 못하다. 거기에 일부 농가들은 추석 대목을 보고자 아직 덜 익은 과일을 수확하여 출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때문에 배의 모양만 보고 샀는데 맛이 없으면 낭패를 본다.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배. 달고 맛있는 배를 고르는 요령을 소개한다.
      한가위 보름달을 닮은 배. 배는 품종에 따라 익는 시기가 다르므로 품종 특성을 알고 구입해야
      맛있는 배 맛을 즐길 수 있다.

      배의 종류는 크게 3가지
      배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서부와 서남부이다. 원산지를 중심으로 각자 전파되면서 배는 크게 중국배, 한국배, 서양배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우리가 먹는 한국 배는 원산지로부터 동쪽으로 요동지방을 지나 백두대간을 따라 남하하면서 정착된 배이다. 그 이유는 지금도 백두대간의 산악지대에는 어른 두세 명이 손을 맞잡아야 할 정도로 크고 오래된 배나무들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배는 원산지로부터 서쪽으로 전파돼 중앙아시아 인근에 정착되었고, 서양 배는 지중해 연안 쪽으로 전파돼 정착되었으나 우리나라 배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떨어져 현격한 품질 차이를 보인다.
      서양 배는 모양이 흡사 표주박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우리나라 배보다 수분과 비타민 함량이 적다. 이 서양 배는 수확 후 1주 일 가량 후숙을 시켜야만 향미가 좋아지고 껍질이 부드러워지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서양 배는 주로 통조림 가공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품종에 따라 익는시기 다르고 맛 또한 다르다.
      □ 늦여름에 맛있는 품종
      무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8월에 먹을 수 있는 배로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한아름’ 품종과 일본에서 도입된 ‘장수’ ‘행수’ 등의 품종이다.
      여름에 수확하는 극조생 품종들은 저장성이 낮아 쉽게 물러지거나 변질되기 때문에 구입하여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늦여름에 맛있는 배(왼쪽부터 한아름, 장수, 행수). 달고 물이 많으나 저장성이 떨어진다.
      □ 추석을 전후하여 맛있는 품종
      둥그런 보름달은 닮은 배는 역시 추석을 전후하여 수확하는 품종이 가장 많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으로는 원황배, 조생황금, 금촌조생, 황금배, 만풍배, 화산배 등이며, 일본에서 도입된 풍수, 장십랑 등의 품종이다.
      따라서 추석 때는 신고배보다는 위에 제시한 품종의 배를 구입해 먹어야 더 맛있는 배 맛을 볼 수 있다.
      추석 때 잘 익어 맛있는 배 품종(왼쪽부터 원황배, 조생황금, 금촌조생, 황금배).
      추석 때 잘 익어 맛있는 배 품종(왼쪽부터 풍수배, 장십랑, 만풍배, 화산배)

      □ 늦가을에 맛있는 품종
      싸늘한 기후가 감도는 늦은 가을에 제 맛을 내는 품종들이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감천배, 추황배, 만수 등의 품종과 일본에서 도입된 신고배, 금촌추, 만삼길 등의 품종이 그것이다.
      이들 품종은 10월 중하순 경이 수확 적기로 이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특히 이들 배는 저장성이 좋아서 12월의 크리스마스나 2월의 설날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품종들이다.
      늦가을에 잘 익어 맛있는 배 품종(감천배, 추황배, 만수). 저장성이 좋다.
      늦가을에 잘 익어 맛있는 배 품종(신고배, 금촌추, 만삼길). 저장성이 좋다.

      맛있는 배 고르는 요령
      1. 수확 적기가 된 맛있는 품종을 고른다.
      배는 품종에 따라 익는 시기가 모두 다르므로 앞에서 알아본 수확시기를 참고하여 배를 구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늦가을에 수확해야 맛있는 배를 이번 추석에 구입한다면 덜 익어 떫거나 신맛이 강하거나 할 것이다. 비록 잘 익은 배를 구입했더라도 그런 품종은 수확시기를 인위적으로 앞당기고자 지베렐린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추석을 전후해 수확하는 품종을 고른다.
      2. 과피 색깔이 맑고 투명한 것을 고른다.
      추석용 배 중 화산배와 원황배는 배가 잘 익었어도 일부 녹색끼가 남아 있으므로 참고를 하되, 다른 배는 겉껍질의 색깔이 전체적으로 맑고 투명한 황갈색을 띠는 것이 맛있다.
      3. 오래 두고 먹고 싶으면 저장성이 좋은 품종을 고른다.
      배는 저장 중 신맛이 감소하여 오래 저장하고 먹으면 맛이 더 달다. 저장력은 수확시기가 바른 것보다는 늦게 수확하는 품종일수록 길다. 저장력이 좋은 품종으로는 만삼길과 추황배, 금촌추, 신고 배 등이다.
      4. 육식을 즐기는 사람은 신맛이 강한 배를 고른다.
      고기를 먹은 후 느끼함을 없애고 입안을 상쾌하게 해 주는 것은 약간 신맛을 내는 품종이 좋다. 추황배, 금촌추, 만수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이 품종들은 소화 효소가 풍부해 소화를 돕는다.
      5. 정부나 지자체가 인증하는 배를 고른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배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증하는 배, 또는 농산물 생산이력제를 실시하는 배, 그리고 농촌진흥청이 품질을 인증하는 탑프루트 배 등은 안심하고 구입해도 좋다. 맛과 안전성 등 엄격한 품질기준을 검증하고 유통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이 당도, 색깔, 과실크기, 안전성을 심사하여 출하시키는 최고 품질 탑프루트 배.

      배는 왜 우리 몸에 좋을까?

      □ 고기 먹고 배 먹으면 암을 예방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삼겹살이나 등심구이 등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 배를 먹으면 발암물질을 배출시키고, 항 돌연변이에 효과가 있어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 화제가 됐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흡연자에게 4일간 750g의 배 1개씩을 매일 먹도록 하고 먹기 전과 후의 혈액 내 발암물질인 ‘원-하이드록시파이렌’의 수치를 측정한 결과, 4일간의 혈액 내 평균 수치는 배를 먹기 전 0.467㎍/㎖에서 0.269㎍/㎖로 줄어들었고, 반면 소변 측정치는 0.227㎍/㎖에서 0.425㎍/㎖로 늘어 체내 발암물질의 함유량을 크게 줄었다.
      또 대표적인 구이 음식인 바비큐를 먹은 후 배를 섭취했을 때에도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발암물질인 원-하이드록시파이렌의 양은 배를 먹었을 때가 먹지 않았을 때보다 4배나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열처리한 배즙에도 항암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을 투여한 쥐에게 배즙을 먹인 경우에도 쥐의 소변으로 배출되는 원-하이드록시파이렌의 양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 기침 감기에는 배가 좋다.
      배는 변비에 좋고, 이뇨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는 배에 들어 있는 석세포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배를 여러가지 약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담이 나오는 기침에 배즙을 내서 생강즙과 꿀을 함께 타 먹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기침을 할 때는 배 한 개를 썰어 양젖이나 우유를 섞어 달여 먹으면 기침이 잘 낫는다. 담이 많고 숨이 차면 배즙과 무즙을 각각 반홉 가량으로 만들고 거기에 생강즙을 숟가락으로 4~5개를 타서 한꺼번에 먹으면 좋다.
      □ 갈증과 숙취해소에도 그만
      갈증이 심하거나 아니면 술을 먹고 난 후 조갈증에 매우 좋은 식품이 바로 배다. 변비, 이뇨, 기침에 유효한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위장이 평소 약한 사람이 배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된다. 부스럼이 난 사람이나 아니면 산모에게는 좋지 않다. 환자에게는 배를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숙취 및 술이 많이 취했을 때는 날 배 10개의 껍질을 벗기고 찧어서 즙을 짜 가지고 찬 곳에 보관한 후, 찌꺼기는 다시 햇볕에 말려서 배즙에 담근다. 즙이 껍데기에 흡수되면 찌꺼기를 말려 가루를 빻아 보관해 두었다가, 술에 취했을 때 이것을 큰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씩 끓인 물에 타서 먹으면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껍질째 먹는 배, 국내 최초 개발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는 18년간의 끈질긴 연구와 노력 끝에 영양 성분이 많고, 껍질이 앏아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배 신품종을 개발하고 품종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배는 껍질이 황갈색이며, 껍질이 얇고, 석세포가 적으면서 과즙이 많아 껍질째 먹어도 씹는 맛이 기존 신고 배와 비슷하다. 또한, 배를 수확하는 시기가 8월 중하순으로 빨라 무더운 여름에 배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과실무게도 350~400g 정도로 다른 배보다 작아 한 번에 먹기에 적당하다.
      농촌진흥청이 1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껍질째 먹는 배의 과실 모습. 껍질이 얇고 육즙이 많아 껍질째 먹어 도 신고배 수준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배를 껍질째 먹으면 좋은 이유?
      기존에 공급되고 있는 배 품종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쓴맛이 강해 껍질을 모두 벗겨 내고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배의 껍질에는 사람의 몸에 좋은 영양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결과에 의하면, 배의 껍질에 들어있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발암 물질을 사람의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혈압조정과 피부의 미백효과뿐만 아니라 중풍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처럼 사람 몸에 좋은 성분은 배의 과육보다는 껍질에 7~8배나 높게 함유되어 있어 먹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배를 깎아 먹었기 때문에 좋은 성분을 그대로 버려온 것이 사실이다.
      과실이나 종자의 껍질에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종자를 보호하고, 종족을 보존하고자 바이러스나 병원균 등에 저항성이 강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 부위에는 특히 사람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껍질째 먹으면 농약이 걱정이라는 사람도 있으나, 요즘 생산되는 배는 열매가 작을 때 봉지를 씌워 재배하므로 농약이 과실에 묻지 않을 뿐 아니라 수확 직전에는 농약을 치지 않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안심하고 껍질째 먹어도 된다.
      Tip...

      생활 속에 녹아있는 배와 관련된 속담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 공교롭게도 다른 일과 같이 벌어져 무슨 상관이 있는 것 같이 쓸데없는 혐의를 받을 때를 이르는 말이다.

      □ 배 썩은 것은 딸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
      사람의 마음은 평등하지 않아서 반드시 딸에게는 후하고 며느리에게는 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배 썩은 것은 썩은 곳을 도려 내고 먹을 수 있지만 밤 썩은 것은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그릇된 시어머니의 행동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속담으로 ‘죽 먹은 설거지는 딸 시키고 비빔그릇 설거지는 며느리 시킨다’가 있다.

      □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
      다른 사람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고 참견한다는 의미를 지닌 속담이다.

      □ 배 먹고 이 닦기
      배에는 석세포가 들어 있다. 배를 먹을 때 이 석세포가 이를 닦는 것처럼 효과를 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배는 봉지를 씌워 재배하기 때문에 농약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초생재배를 하고 있는
      배 농장의 모습.

      배는 이처럼 속담 속에서도 인용될 만큼 좋으며, 우리 일상생활과 아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고시조에도 배에 대한 문구가 나오는데 ‘이화에 월백하고...’ 운운하는 것도 배꽃에 대한 설명이다.
      태풍과 잦은 비로 인하여 추석을 앞둔 농가들은 수확과 출하 작업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속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농부의 담과 정성이 서려있는 달고 맛있는 배를 많이 먹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한가위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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