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寺刹.관광.맛집

만어사를 찾아서

靑 波 2002. 7. 18. 03:14
 
    만어사를 찾아서 신기한 돌들이 많다는 만어사(萬魚寺)를 처음 찾은것은 96년 6월이였는데, 물금으로해서 삼랑진을 가는 산길은 부산 근교에는 보기 드문 꼬불꼬불한 산길을 급이 굽이돌아 길게 이어지는데 왼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낙동강은 장관을 이루고있다. 천태산을 지나 삼랑진에 닿아 오른쪽으로 꺾어 한참을 들어가다 다시 왼쪽 좁은 산길을 돌아들어가면 경내 비교적 넓은 주차장을마련해 두어 차에서 내리면 먼저 보이는게 수많은 돌들이다. 알려진 고찰로는 규모가 그리 크지않고 법당 앞 삼층석탑을 제외하고는 대 부분 근래지은 건물이며 오른쪽으로 거대한 미륵바위가 서있는게 보인다. 미륵불 앞으로 펼처진 바위군들은 감탄사가 절로나올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서기372년)때로 공인 되고 있지만 그보다 336년이나 앞서 가락국 허 황후의오빠인 장유화상을 통 해 인도에서 불교가 남방으로 전래되어 김해를 중심으로 사찰이 세워 졌다는 데 만어사는 서기 46년에 세워젔으며 고려 명종11년(서기1180년)에 중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어사에는 몇가지의 설화가 전해내려 오고있는데 이는 아마도 불교의 연기 비유법으로 후대에 꾸며진 얘기로 보여진다. 전설에 의하면 지금의 양산 지역에 옥지(玉池)라는 연못에 사는 사악한 독룡 (毒龍) 한 마리와 만어산에 살며 이곳 하늘 날아다니며 사람을 잡아 먹는 다 섯악귀 (惡鬼나찰녀)와 서로 사귀면서 농민들이 애써 지어 놓은 농사를 망치 는 등 온갖 행패를 일삼아 가락국 수로왕이 주술로 그들의 악행을 제거하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여 이들에게 불법(佛法) 의 오계(五戒)를 받게 하였는데, 이때 동해의 수 많은 고기와 용(龍)들도 불 법의 감화를 받아 이 산중에 모여들어 돌이 된 후 대부분 경쇠소리를 내게 되었다고 한다. 만어사라는 절 이름 역시 여기서 유래하게 되었고, <삼국유사>(탑상편 어산불영조)에 그 유래가 전한다.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는'산중에 한 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에 있는 크고 작은 바윗돌이 모두 종과 돌쇠(악기) 의 소리가 난다. 세상에서 전하기를 동해의 물고기와 용이 돌로 변했다고 한다.세종 때에 이 를 채굴하여 악기를 만들었으나 음률이 맞지 않아서폐지하였다.'라고 기록 되어 있다. 또 다른 설화를 보면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수명이 다한 것을 알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무척산의 신승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마련 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승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 터라고 일러주었다. 왕자가 길을 떠나니 수많은 고기떼가 그의 뒤를 따랐다. 왕자가 길 을 가다가 머물러 쉰 곳이 만어사 미륵전 자리였다. 그 뒤 용왕의 아들은 미륵바위로 변 했고, 수많은 고기들도 돌로굳어져 장관을 이루는 돌밭으로 변해 버렸다고 한다. 만어사를 자주 찾는다는 어느 신도의 말에 의하면 바위 위에 빨래를 널어 말 리면 빨래에서 비릿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리고 동해의 만 마리 물고기가 만어사에 모여 승천하려고 부처님께 불공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한 보살이 백일 기도를 마치고 절을 내려가게 되었는데, '무슨 소리가 나도 뒤 돌아보지 말라'는 스님의 말을 어기고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만마리 고기가 막 승천하려고 일어서다 멈춰 버렸다는데 만어사에는 비스듬이선 바위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고려의 보림 스님이 임금에게 올렸다는 보고서의 세가지 내용중일연 스님은 「삼국유사」에서 두 가지를 확인했다고 했는데, 그중 이곳에 있는 돌의 3분 의2는 모두 금과 옥의 소리가 난다고 한것이다. 어쨌던 수많은 돌들이 대부분 시커먼 색이며 바위돌을 작은 돌로 하나하나 두드려 보면 신비하게도 온갖 소리가 나는데 종소리를 내기도 하고, 나무 소리 를 나기도 하는게 신기하기도 한데, 물론 전부가 소리를 내는 것은 아 니다. 만어사를 둘러보고 밀양 표충사가는 길을 버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오는 산길가에 오리불고기 등 음식점이 몇군데 보였다. 천태산 담수발 전용 인공호수를 둘러보는 것도 볼거리로 괜찮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가을 삼랑진 복천사를 갖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어사 를 들렀는데, 높은 돌담은 그대로인데 미륵바위는 높은 전각을 지어 옛 모습 이 아니였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미륵바위 옆에 기도하는 건물이 따로 있었는데 이제는 전각을 지어 건물 안에 들어가야 볼 수가 있었다. 수 천년, 아니 수 만년을 만어사 바위들은 아름다운 소리와 숱한 전설을 간직한채 변함없이 그모습 그대로 거기에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