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靑波 生覺

비우고 버려야 한다 !

靑 波 2007. 11. 10. 11:27

 

  
         비우고 버려야 한다 !  
욕심을 버리고 비운다는 말은 세속을 떠나 산속에서 수양하는 스님들에게서 
많이 쓰이는 말인데,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인 것이다.
불교 경전에는 석가모니께서 설(設)하신 말씀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十 業중 口四에는 妄語(망어), 綺語(기어), 兩舌(양설), 惡口(악구).즉 거짓말, 
아첨, 이간질, 욕설. 등을 하지 말라고 하고, 三毒(삼독)인 貪瞋痴(탐진치)욕심, 
성냄, 어리석음 등 탐욕을 버리는 것이 意三(의삼)이라 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보니, 매일 같이 그에 관한 얘기들로 언론이 달
아오르고 있다.
선거도 예전과는 달리 수시로 여론조사를 해서 사전에 예측을 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불리하면 뛰쳐나가 유리한 쪽을 선택하다 제 욕심에 망신만 당하
기도 하고, 은퇴를 했다가도 몇 해 지난 뒤에 끝내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나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 중에는 3수 4수 끝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결
국 성공한 대통령은 되지 못했다.
욕심들로 가득 차 때를 지어 뛰쳐나왔다 다시 뭉치는가 하면, 국민을 위하는 
정책보다는, 상대를 비방하고 헐뜯는 일로 일관하고 있다.
깨끗하게 승복하며 차기를 노리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에만 사로잡혀  서슴없이 
또 다른 적군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벗었다, 다시 입기를 서슴지 않는  드라마 
'대조영'에서의 이해고 같이, 더 큰 망신을 당하는 꼴들이란 참으로 한심스럽다.
자기편의 이익에만 매달려 국민들을 외면하는 일을 밥먹 듯하다보니 보란 듯이
요즘 TV드라마에서는 전에 없이 ‘백성을 위해......’  란 내용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청렴함을 찾기 어렵다 하드라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은 있어야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기를 일삼는가하면, 신앙은 개인의 자유인데, 지도자라면 
최소한 ‘하느님에게... 바치겠다.’하는 식의 망발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민들은 각기 다른 여러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자기가 믿는 종교를 믿어 라고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이상의 뜻을 지닌 내용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아닐 테니까.
이 시대에는 진정 국민을 위해 마음을 비운 인물이 없는 걸까?
문득 옛 문헌이 떠올라 아래에 소개를 한다.
공자(孔子)가 남긴 글 중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子曰  吾十有五而志干學(오십유오이지간학)
         三十而立(삼십이립)
         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欲踰矩(칠십이종심소욕유구)
                                         (論語 爲政篇)
나는 15세 때 聖人의 학문을 뜻을 세우고,
30세가 되어 모든 일에 혼자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고,
40세가 되어 어떤 일에도 흔들림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50세가 되어 天命을 깨달았다.(하늘이 내게 부여한 사명) 
60세에 어떤 얘기도 이해할 수 있고,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70세 되어 하고 싶은대로 행동해도 양심과 도덕에 어긋남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에도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임진란 당시 세속을 떠나 산속 사찰에서 정진하면서 깨끗하게 사시다 가신 부휴
선사(浮休 禪師)는 향기로운 한 잔의 茶와 경책(經冊)으로 만족하며 청빈하게 
지낸 선사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깊은 산에 홀로 앉아 있으니,  만사가 시들하여
          진종일 문을 닫고, 무생(無生)을 참구한다.
          생애를 되돌아보면, 별 물건이 없나니
          다만 한 잔의 차(茶)에, 한권의 경책(經冊) 뿐.
부휴(浮休)와 휴정(休靜)西山大師는 부용영관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 했으나.
그 기풍은 달리했다.
휴정은 권력과 밀착하여 체제 지향적 태도를 보인 반면 부휴는 승의병에도 
불참하고 순수한 수행자로 일관했다.
휴정선사는 말년에 스스로를 비웃음(自嘲)이라는 시를 남겼다.
        대체로 인간의 삶에는 나이가 귀하나니
        이제와 비로소 지난 일을 뉘우친다.
        어떻게 하면 하늘에 닿는 저 바닷물 쏟아
        산승(山僧)의 判事란 이름 말끔히 씻을까.
휴정(西山大師)은 자신의 이름 앞에 '禪宗判事'란 名利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서라는 것이 승려로써는 자신의 욕심이 이었다는 것을 뒤 늦게나마 깨닫고 
후회 하였다고 전한다.  
우리들이 어릴 적에 비하면 우리나라도 엄청난 발전을 해왔는데,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게 정치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며, 봉사 직으로 겸업을 하면서 시작한 지방의원들이 보수를 
받게 하더니,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를 해도 제 멋대로 올리지 않나, 해마다 잡음
투성이인 명색이 해외연수(?)는 죽으라고 가대며, 국민들 세금만 축 내고 있다. 
며칠 전 아들 녀석과 뉴스를 보면서 하도 한심해서 한 마디 하게 되었는데,
   “언론이 앞질러 흙탕물을 더 흐리게 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아버지 투표 안하겠네요...?”
기뻐하는 표정을 지우는 게 아닌가, 지난번엔 부자간 갈등을 하게 하더니.....
이제부터라도 義롭지 못한 습관이나 관행들은 과감히 버리고, 진정으로 마음 
비우고 자기라는 욕심을 버리고 우리라는 배려로 서로 머리 맞대고 진정 국민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말하기는 쉽지만 마음을 비우고 욕망을 버린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이다.
다소 오래전 일이지만 부산 영도의 어느 양반 재력도 있고 해서 국회의원을 한번 
하고나서는 공천에 떨어지면 黨을 바꿔 출마를 하고 낙선하면 또 다시 무소속으
로도 나오고 너무 여러 번 그러다보니 만류하다 못한 아들이 한말이 화재가 되어 
신문에 까지 난 적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 국회의원 떨어지면 집안이 망하고, 걸리면 나라가 망 한다” 는 말
을 선거운동 대신하고 다녔다니...
허기야 나 자신도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지는 못하고, 성격 때문에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만 내다버리니, 옆에서 보다 못해, “당신은 오래된 마누라 여태 안 버
리고 사는 게 신통합니다...” 하던 말이 문득 생각나 혼자 씁쓰레 웃어본다.
           2007년 11월 10일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