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牧童 時節
舞龍山 기슭에 자리한 마을이라, 산 중턱으로 난 길을 따라 굽이굽
이 이어지는 산골짜기에 집집마다 기르는 소들을, 풀들이 푸르게 자
라나는 봄부터 풀들이 마르는 늦은 가을이 될 때 까지 산 골짜기에
소를 몰아 다 놓고 풀을 뜯게 한다.
여름 방학이 되면 점심을 일찍 먹고, 마을에서 1키로 이상 떨어진
산으로 소를 몰고 가는데, 적게는 이삼십 마리 많게는 사오십 마리
의 소들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가는 게 장관인데, 그때는 자동차가
별로 많지 않아서 큰 불편은 없었다.
저녁때 집으로 돌아올 때는 소등에 올라타고 길을 내려오는 기분은
꽤 괜찮았든 것으로 기억된다.
어제는 서당골 오늘은 팔 밭골 매일 다른 산골짜기에 소들을 올려
놓고, 대부분 애들은 길가에 모여 앉아 저녁때까지 돌차기, 꼰 뜨기,
술래잡기를 하고,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뛰기 공기놀이 등을 하였다.
장난이 심해 그 때 비포장인 길에서 넘어져 아랫 입술을 다친 상처
의 흉터는 面刀를 할 적마다 걸리는 게 귀찮다.
여름날 오후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나무 그늘 아래 팔 베개를 하고
책을 보노라면 짖 궂은 개미들이 성가시게는 했지만, 스르르 잠이
드는 낮잠 맛은 기가막히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이면 골짜기마다 물 내려가게 만들어 놓은 길 밑 다리아
래서 불을 피어놓고 가재를 잡아서 구어 먹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였다.
5일마다 돌아오는 蔚山장날은 재 넘어 亭子 쪽에서 장에 가고 오는
사람들로 큰길에 사람들의 行列이 끊이지 않았다.
장날은 하루에 서너 번 다니는 버스 말고도 트럭이 몇 차례 다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사오 십리 길을 걸어서 다녔다.
지금은 사람들이 생수를 받으러 오는 휴식 공간이 된 서당(書堂)골
입구 길가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마시고 그
늘에 앉아 땀을 식히며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 기도 했다.
과일 담은 짐을 이어주면서 사과 한 개를 쓸 적 몰래 빼내 먹는 재미
도 있었고, 정자 쪽에서 트럭에 싱싱한 갈치를 싣고 오는 차에 몰래
올라 갈치 몇 마리 빼내는 재미도 스릴이 있어 좋았다.
재 넘어 가는 마을 앞 도로는 어찌도 꼬불꼬불하고 경사가 많은데다
좁고 자갈이 많은 고르지 못한 터라 자동차들은 아주 느릿느릿 다녔
기에, 차 꽁무니에 매달려 얼마간을 가는걸 아주 재미있는 일로 들키
지 않게 자주 하든 장난이다.
여름에는 산딸기며 물 포구(보리밥) 등을 따먹고, 가을이면 산머루,
어름, 다래, 밤 등을 따먹는 맛이란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에는 더 할
수 없는 珍味가 아닐 수 없다.
그당시는 무룡산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寶庫
같았으니, 봄에는 산나물 뜯고, 일년 내내 땔감을 하는 나무꾼의 모
습을 볼 수가 있었다.
어쩌다 故鄕에 가서 예전에 소 몰고 다니든 길을 차를 몰고 가노라
면 넓은 아스팔트길의 자동차들의 긴 행렬 을 보면서, 오래 전 가난
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여러 일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워진다.
팔을베고....청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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