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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어머님을 불러 봅니다. 오늘밤 같이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면 유난히 지난날 의 어머님 생각 을 하게 됩니다. 길지도 않은 팔십 평생 살아오시며, 숱한 고통과 슬픔을 느끼며, 어린 자식들 길러 시느라 혼자서 고생도 많으셨을 어머님! 생각할수록 못난 자식의 불효를 어찌 다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님 영전에 놓였든 그 국화꽃들이 칠 년이 지난 지금도 어머님 아버 님 무덤가에 여름이면 어김없이 곱게 피어 있답니다. 제가 열 살도 채 안된 어린 나일 적에, 어머님을 따라서 蔚山장날에 간 적이 있지요, 어머님은 장터에서 선지 국수 한 뚝배기를 사 주시며, "체할라 천천히 먹어라.." "엄마는......?" 하고 권했더니, "나는 게 안타, 많이 먹어라" 인자하게 말씀하시며, 저 에게만 국수 한 그릇 시켜 주시든 그 때 일을 지금도 잊지 않고 생각납니다. 어머님! 제가 집 떠나올 때의 꿈은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子息 모두 성장시키고, 건강하고 착하게 살아 왔으니, 그나마 스스 로 위안으로 삼고 지냅니다. 歲月이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이젠 저도 머리에 흰 서리 가 내린 듯 半白의 중년이 다 되었답니다, 지난 세월 속에는 怨望도 恨도 많았으나 모두가 지나간 옛일이지요, 只 今와서 生覺하면 모두가 나 자신이 얼마나 못나고 부족한 사람 이였는지 를 느끼게 합니다. 어머님 떠나시든 그 해 어버이 날, 평소에 가까이 지내시든 친구 분들을 함께 모시고, 兄任과 같이 亭子 바닷가 횟집에서 생선회를 유난히 맛있게 잡수시고, 南牧 동축사 가파른 계단을 오르시면서, 하시든 말씀이 새삼 생각납니다. "내가 살집 다 지어 가더라..지붕에 기와 올리던데, 선선할 때는 가야지" 하시든 말씀이 석 달도 안 돼 사실로 나타났습니다. 그 때 그 말씀이 어머님께서 豫言하시는 말씀 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평소에 정정하셨으니까, 생전에 좀 더 잘 해 드리지 못한 게 한없이 後悔 스럽습니다. 동네 경노 잔치에 가셔서 아는 분들 모두 만나서 미리 작별인사라도 하듯, 떠나실 준비를 하신 것 같아요. 하루도 편찮아 누우신 적 없이, 아침진지 잘 드시고, 덥다며 목욕까지 하신 뒤 편안히 낮잠 주무시며, 자는 잠에 돌아 가셨으니, 저희들은 얼마간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고, 금방이라도 건강한 모습으로 저희들을 반갑게 맞아 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은 어머님을 죽음의 복을 타고나신 분이라고들 하지만, 갑자기 떠나 신것을 쉽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생전에 못 이룬 행복을 영원토록 누리시길 불초 眞心으로 빕니다. 95. 9 팔을베고 눈을감으니(청파 수필집) 중에서 x-text/html; charset=iso-8859-1" height=45 width=185 src=http://shimjin.com/shimjin/music/song/04_03.wma autostart="true" volume="0" loo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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