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靑波 生覺

커피와 동지 팥죽

靑 波 2009. 4. 29. 15:45
 
    커피와 동지 팥죽 "커피 한잔 하고 가세 요~!!" 대문 밖을 나서면 길가에서 어깨띠 두른 부인들이 여럿이 모여 길가는 사람들에게 종이컵커피를 권할 때가 종종 있다. 사는 동내에 유난히 교회가 많은데 교회 앞이 나 사람 왕래가 많은 큰길가에서 무슨 행사처럼 행하는 모습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성가시게 붙들고, “하느님을 믿어야 천당에 갑니다!” 천당 가라는 게, 멀쩡한 사람보고 당장 죽으라는 말처럼 들린다. 거기다 조그마한 팜프렛과, 교회 이름이 적힌 휴대용 휴지를 큰 선심이나 써 듯 주면서, "××교회 나오세요..." "○○교회 나오세요! 하느님을 믿어야 천당 갑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멀쩡하게 차려입은 사람이 신들린 사람처럼 가끔씩 보게되는데, "하느님을 믿으세요.! 착한일 한다고 천당 가는 게 아닙니다, 예수를 믿어야 천당에 갑니다!" 하면서 다니는 소위 전도사라는 사람을 볼 때마다 불쾌하다. 언젠가 김 바울 목사(57세. 서울 모 장로교회 담임목사)가 쓴 글을 보면... 제목 : 나를 비롯한 한국의 목사들은 대부분 돈 벌레 사기꾼들이다. 한국교회는 돈 때문에 건강성을 잃어버렸다. 그것은 곧 교회성장주의랑 맞물려 사회정의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구제의 목적보다는 자기살 붙이기에 급급했다는 소리다. ........中略 오늘날 한국의 교회는 그 자체가 '사업체'이다. 우선, 십일조라는 것은 한국에서만 걷어 가는 희한한 헌금이다. 큰 교회는 마치 대기업처럼 운영되며 신도들의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긁어낼까 궁리하고 작은 교회도 나름대로 할 건 다 하고 있다. ........中略 십일조를 내면 그 몇 배의 돈을 하나님이 다시 돌려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정 말 역겹다. 일부교회들은 이런 방법으로 자금을 동원하고 따라서 사치스러운 생활 을 한다. 물론, 마태복음 23장23절, 누가복음 11장42절에서 예수는 십일조에 대해서 언급하 기는 했지만 문맥상 십일조를 옹호하는 구절은 아니며, 예수의 가르침은 전 재산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라는 것이었다. .....전지전능한 신에게 돈이 필요하겠는가? ...구약 속의 율법에 십일조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율법을 그대로 지키려면 기독교인들은 돼지고기도 먹지 말아야 할 것이고, 남자아이는 생후8일만에 할례를 받고, 장애인과 성 불구자 사생아들은 교 회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 맘대로 성경을 해석하고, 유리한대로 교리를 이용해 먹는 개신교는 이단 이라는 단어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省略 몇 해 전 미국에 갔을 때 차를 타고 지나면서 보니 교회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고, 한인교회는 여러 곳이 보이길래 한인교인에게 물어보았더니,조지아(애틀란트...) 에 미국교회는 잘 모르겠으나, 한인교회는 300여개 있다는 것 이였다. 한달 반 가량 지나는 동안 본 바로는 작고 낡은 건물에 십자가만 보이는건 미국인 교회이고, 넓은땅에 크고 잘 지어진 건물에 커다란 한글간판이 달린 곳이 한인 교 회임을 금방 알 수있었다. 지난 동짓날 어릴 적 먹었던 팥죽생각이 나서, '시장에는 파는 곳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버스 정류소를 가는데, 바로 옆 작은 쉼터에 '동지 팥죽잡수세요'라고 쓰인 플랜카드가 보이고, 보아하니 어림잡아 1km나 떨어진 황령산 자락의 어느 사찰 에서 커다란 팥죽 통을 여러 개 갖다놓고, 부인들이 지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쉼터 의자에 앉게 권하고 팥죽을 먹게 하고 있었다. "맛있게 잡수세요..." “부족하면 더 잡수 세요" 도시고속도로 교각아래 쉼터, 여러 개의 긴 의자에는 젊은사람 몇몇을 포함해 꽤 많은 사람들이 팥죽을 먹고 있는 모습이 팥죽만큼이나 참으로 따뜻하게 보였다. 생각해보면 이 때 팥죽 한 그릇 권하면서, '부처님 믿어 세요! 그래야 극락 갑니다.' '○○○절에 오세요...' 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맛있다고 더 달라 기 보다는 반 그릇도 채 안 먹고 불쾌한 기분으로 가버리지 않았을까..... 하잖은 죽 한 그릇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정성으로 올린 공양미로 한알 한알 새알 을 빚어 많은 정성을 들여 끓인 팥죽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보시하는 자비심과, 오직 십일조를 바라고 간단한 종이컵 커피 한 잔하고는 의미가 다르게 느껴졌다. * 어느 종교를 펌하하고 특정 종교를 칭찬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평소 보고 느낀 생각을 있는 그대로 여기에 적어 보았을 뿐이다. * 2009년 4월 일 靑 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