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코도 모르면 잠자코 나 있지 숙종대왕이 어느 날, 미행 중 수원성 고개 아래쪽 냇가를 지나는데 허름한 시골총각이 관을 옆에 놓고 슬피 울면서 물이 나오는 냇가에다 묫자리를 파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가난하고 몰라도 유분수지, 어찌 묘를 물이나는 곳에 쓰려고 하는지 이상하다’ 생각을 하고, 무슨 사연이 있지 싶어 그 더벅머리 총각에게로 다가가 “여보게 총각, 여기 관은 누구의 것이요?”하고 물었다. “제 어머님의 시신입니다.” “그런데 개울은 왜 파는고?”하고 짐짓 알면서도 딴청을 하고 물으니, “어머니 묘를 쓰려고 합니다.” 미루어 짐작은 했지만 숙종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보게 이렇게 물이 솟아나고 있는데, 어찌 여기다 어머니 묘를 쓰려고 하는가?” 하고 재차 다그쳐 물으니... 그 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