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없는 마음 1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은 어떻게 여래. 응공. 정등각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가.
여래의 마음과 뜻과 의식은 다 얻어 볼 수 없지만 지혜가 한량 없는 것으로써
여래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허공이 모든 사물의 의지가 되어도 허공은 어디에도 의지함이 없듯이,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세간과 출세간 지혜의 의지가 되지만,
여래의 지혜는 어디에도 의지한 데가 없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첫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법계에서 온갖 성문과 독각과 보살의 해탈을 항상 내지만, 법계는 더하고 덜함이 없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둘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같이 알아야 한다.
큰 바다의 물이 사천하의 땅과 80억 작은 섬 속으로 스며들어 땅을 파면
물을 찾을수 있지만, 내가 물을 낸다고는 분별하지 않는다.
부처님의 지혜 바닷물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어가므로
중생들이 경계를 관찰하거나 법문을 닦으면 지혜가 청정하고 분명해진다.
여래의 지혜는 평등하고 둘이 없고 분별이 없으면서도
중생의 마음과 행이 다르기 때문에 얻는 지혜도 저마다 같지 않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셋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ㅘ같이 알아야 한다.
큰 바다에는 네 개의 寶珠가 한량없는 덕을 갖추고 있으면서
바닷속의 온갖 진귀한 보배를 낸다.
만일 바다에 이 보주가 없다면 한 가지 보배도 얻을수 없을 것이다.
네 가지 보주란 쌓아 모은 보배[積集寶]와 무진장과
치성함을 멀리 떠남[遠離熾然]과 구족장엄이다.
이 네가지 보주를 범부와 용과 귀신들은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사가라용왕이 이 보주를 귀하게 여겨
용궁의 은밀한 곳에 감추어 두었기 때문이다.
여래. 응공. 정등각의 큰 지혜 바다도 그와 같아서, 그 가운데 네 가지 큰 지혜
보주가 있어 한량없는 복과 지혜와 공덕을 갖추었으므로, 모든 중생과 성문과 독각
과 배우는 이와 배울 것 없는이와 보살들의 지혜 보배를 낸다.
네 가지 큰 지혜 보주란 물들지 않는 오묘한 방편인 큰 지혜 보배, 유위와 무위법
을 잘 분별하는 큰 지혜 보배,한량없는 법을 분별하고 설해도 법의 성질을 깨뜨리
지 않는 큰 지혜 보배, 때와 때 아님을 알아 그르치지 않는 큰 지혜 보배이다.
만일 여래의 큰 지혜 바다에 이 네가지 보주가 없다면
한 중생도 大乘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이 네가지 보주를 박복한 중생들은 볼 수 없는데,
그것은 여래의 心密藏에 두었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보배는 고르고 정직하고 단정하고 조촐하고 아름다워서
보살들을 두루 이롭게 하여 모두 지혜 광명을 얻게 한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넷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같이 알아야 한다.
큰 바다에 타오르는 광명을 내는 大寶 넷이 그 바닥에 깔려있는데,
성질이 아주 맹렬해서 여러 강에서 흘러들어오는 한량없이 많은 물을 빨아들이나
바닷물은 늘거나 줄지 않는다. 그 넷이란 日藏과 離潤과 火焰光과 盡無餘이다.
만일 바다에 이 네 가지 보배가 없으면 사천하에서 有頂天1) 에 이르기 까지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모두 물에 잠길 것이다.
이 일장 대보 광명이 바닷물에 비치면 모두 변하여 젖이 되고,
이윤 대보 광명이 그 젖에 비치면 모두 변해 모두 변하여 酪2) 이 되고,
화염광 대보 광명이 그 낙에 비치면 모두 변하여 수3) 가 되고,
진무여 대보 광명이 그 수에 비치면 醍醐4) 가 되나니,
마치 불이 타오르면 모두 다 타서 남음이 없는것과 같다.
여래. 응공.정등각의 큰 지혜바다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큰 지혜 보배가 한량 없는 위덕과 광명을 갖추었다.
이 지혜 보배 광명이 보살들에게 비치면 여래의 큰 지혜를 얻게 된다.
그 네가지란 모든 散善5) 의 물결을 가라 앉히는 큰 지혜 보배와
모든 법의 애착을 제거하는 큰 지혜 보배와 지혜의 빛이 두루 비치는
큰 지혜 보배와 여래와 평등하여 끝없고 하염없는 큰 지혜 보배 이다.
보살들이 모든 助道法을 닦아 모을 때 한량 없는 산선의 물결을 일으키는 것을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깨뜨릴 수 없다.
그러나 여래 께서는 모든 산선의 물결을 가라 앉히는 큰 지혜 보배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산선의 물결을 버리고 마음을 한 경계에 두어 삼매에 머물게
한다.
또 모든 법의 애착을 제거하는 큰 지혜 보배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삼매에 맛들임을 버리고 광대한 신통을 일으키게 한다.
또 지혜의 빛이 두루 비치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들에게 비추어
일으킨 광대한 신통을 버리고 크게 밝은 공용행에 머물게 한다.
또 여래와 평등하여 끝없고 하염 없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일으킨 크게 밝은 공용행을 버리고
여래의 평등한 자리를 얻으며 모든 功用을 쉬어 남음이 없게 한다.
여래게서 이 네가지 지혜 보배 광명으로 비추는 일이 없으면
한 보살도 여래의 자리를 얻을 수 없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다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불자들이여, 또 물가에서 非想非非想天6) 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있는 大天 국토와 욕계. 색계. 무색계 중생이 있는 곳이
모두 허공을 의지하여 일어나고 머문다. 왜냐하면 허공이 두루 하기 때문이며,
저 허공이 삼계를 모두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분별이 없기 때문이다.
1)유정천; (1)색계의 제4천. 형체 있는 세계의 가장 높은것.
(2) 무색계의4천. 삼계의 가장 높은곳.
2)낙;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료.
3)수;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식료품.
4)제호;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식.
5)산선; 산란한 마음으로 짓는 선.
6)비상비비상천; 무색계의 제4천.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성문의 지혜나 독각의 지혜나 보살의 지혜나
有爲行의 지혜나 無爲行의 지혜나 모든 것이 다 여래의 지혜에 의지하여 머문다.
왜냐하면 여래의 지혜는 모든것에 두루하기 때문이며,
비록 한량없는 지혜를 두루 용납하면서도 분별이 없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여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설산 꼭대기에 이름이 무진근이라는 약나무가 있는데,
그 뿌리는 16만 8천 由旬7) 밑에 있는 金剛地水輪8) 틈에서 생겼다.
그 약나무에서 뿌리가 생길때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나무의 뿌리가 생기고,
약나무에서 줄기가 생길 때는 모든 나무의 줄기가 생기고,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도 모두 그러하다. 이 약나무 뿌리에서는 줄기를 내고,
줄기에서는 뿌리를 내어 뿌리가 끝날 때가 없으므로 무진근이라 한다.
저 약나무가 어디서나 다 생장하지만 오직 두 곳에서만은 생장 하지 못한다.
지옥의 깊은 구렁과 水輪 속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거기서도 싫어 하거나 버리지 않는다.
불자들이여, 여래의 지혜 나무도 그와 같아서, 과거에 심었던
온갖 지혜를 성취하려는 선한 법으로써 모든 중생계를 두루 덮고,
모든 악도의 괴로움을 없애는 광대한 悲願으로 뿌리가 되며,
모든 여래의 진실한 지혜 종성 가운데 나서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는다.
오묘한 방편으로 줄기가 되고 법계에 두루 미치는 지혜와 여러 바라밀로
가지가 되고, 선정. 해탈. 큰 삼매로 잎이 되고, 다라니와 변재와 보리분법으로
꽃이 되고, 끝까지 변하지 않는 여래의 해탈로 열매가 된다.
여래의 지혜 약나무를 어째서 무진근이라 하는가.
끝까지 쉬지 않기 때문이며, 보살행을 끊지 않기 때문이며,
보살행이 곧 여래의 바탕이고, 여래의 바탕이 곧 보살행이기 때문이다.
여래의 지혜 약나무에서 뿌리가 날 때는 모든 보살들에게
중생을 버리지 않는 대자대비한 뿌리를 내게 하고,
가지가 날 때는 모든 보살들에게 모든 바라밀의 가지를 자라게 하고,
잎이 날 때는 모든 보살들에게청정한 계율과 頭陀9) 의 공덕을 내어 옥심이 없고
만족할 줄 아는 잎을 나게 한다.
그리고 꽃이 필 때는 모든 보살들에게 선근을 갖추고 상호로 장엄한 꽃을 피게 하고,
열매가 맺을 때는 모든 보살들에게 생사가 없는 법의 지혜[無生法忍]와 모든 부처님의
灌頂因果10) 를 맺게 한다.
여래 지혜의 약나무가 두 곳에서만은 생장의 이익을 얻지 못하나,
無爲의 광대한은 구렁에 떨어진 二乘과 선근이 무너진 중생으로
삿된 소견과 탐욕과 애욕의 물에 빠진 이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거기서도 싫어하거나 버리지 않는다.
7)유슌; 인도의 거리의 단위. 1 유슌은 약 11-14Km.
8)금강지수륜; 수미산을 떠받치고 있는 금륜. 지륜. 수륜.
9)두타; 번뇌를 없애고, 의. 식. 주에대한 탐욕을 버려 청정하고 검소하게
불도를 수행하는 것. 또는 그런 수행자.
10)관정인과; 관정은 물이나 향수를 정수리에 붓는 의식. 인과는 수행의 과보.
즉, 수행이란 경지에 올랐을 때 그것을 증명하는 의식.
여래의 지혜는 늘고 주는 일이 없으니 뿌리가 잘 안착하여 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일곱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불자들이여, 삼천대천세계에 겁화가 일어날 때 모든 초목과 숲을 태우고
큰 鐵圍山11) 까지도 몸두 타버리고 남는 것이 없다.
가령 어떤 사람이 마른 풀을 그 불구덩이에 전진다면 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시 그 풀이 타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여래의 지혜로 삼세 모든 중생과 국토와
劫과 법을 분별하는 데는 한 가지도 모를 것이 없다.
왜냐하면 지혜가 평등하여 다 분명하게 통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여덟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불자들이여, 風災가 세계를 휩쓸 때 散壞라는 큰 바람이 불며,
삼천대천세계와 철위산이 부서지려 할 때 能障이라는 큰 바람이 불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돌며 산괴풍을 막아 다른 세계에는 이르지 못하게 한다.
만일 이 능장풍이 없다면 시방 세계가 모두 파괴되고 말 것이다.
여래. 응공. 정등각도 그와 같아서 能滅이라는 큰 지혜 바람이
모든 큰 보살의 번뇌와 습기를 없애 준다.
또 교지라는 큰 지혜 바람이 근기가 여물지 못한 보살들을 교묘히 붙들어
능멸이라는 큰 지혜 바람이 온갖 번뇌와 습기를 끊지 못하게 해준다.
만일 여래의 교지풍이 없다면 한량없는 보살들이 성문이나 벽지불 자리에
떨어질 텐데 이 지혜로 말미암아 보살들이 二乘의 지위를 뛰어 넘어
여래의 구경위에 머물게 한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아홉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불자들이여, 여래의 지혜는 이르지 못한 데가 없다.
한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지 않은 이가 없지만,
허망한 생각과 뒤바뀐 집착 때문에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허망한 생각을 버리기만 한다면 일체지와 自然智12) 와 無碍智13) 가
곧 앞에 나타날 것이다.
비유를 들자면, 삼천대천세계만한 큰 경전이 있는데
그 속에는 삼천대천세계의 일들이 죄다 기록되어 있다.
큰 철위산 속의 일을 쓴 것은 그 분량이 큰 철위산만하고,
大地속의 일을 쓴것은 그 분량이 대지만하고,
중천세계의 일을 쓴 것은 그 분량이 중천세계만하다.
이 큰 경전의 분량이 비록 대천세계와 같으나 전체가 한 작은 티끌 속에 있으며,
한 작은 티끌 속과 같이 모든 작은 티끌들도 또한 그러하다.
11)철위산; 구산의 하나. 모두 쇠로 이루어졌으며, 지변산을 둘러싸고 있는
아홉 산 중에서 가장 밖에 있는 산이라고 함.
지변산에서는 36만 3,288유순 거리에,
남섬부주에서는 3억 6만 663유순 되는 거리에 있는데,
높이와 넓이가 모두 312 유순이나 된다고 함.
12)자연지; 공용을 더하지 않고 자연히 아는 부처님 지혜.
13)무애지;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한 부처님의 지혜.
이때 지혜가 밝은 어떤 사람이 청정한 天眼으로 이 경전이 작은 티끌 속에 있으면
서도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 것을 보고 "내 정진력으로 저 티끌을 깨뜨리고
이 경전을 꺼내어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리라." 생각하고, 즉시 방편을 써서
그렇게 했다.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한량이 없고 걸림이 없어서 모든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하는 것이 중생의 몸속에 갖추어 있지만, 어리석은 자의 허망한 생각과 집착 때문
에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때 여래께서는 장애가 없는 청정한 혜안으로 법계의 모든 중생을 두루 살피고
이와 같이 말한다.
"참으로 이상하다. 중생들이 여래의 지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어리석고 미혹하여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할까.
내가 마땅히 성인의 도[聖道]로써 가르쳐, 허망한 생각과 집착을 깊이 여의고,
자신의 몸속에 갖추어진 여래의 광대한 지혜가 부처님과 다름이 없음을 보게 하리라."
그리하여 곧 중생들에게 성인의 도를 닦아 허망한 생각을 버리게 하고,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어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한다.
이것이 여래 마음의 열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같이 알아야 한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은 이와 같이 한량없고 걸림 없고
불가사의한 넓고 큰 모양으로 여래. 응공. 정등각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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