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追億의 蔚山

울산 방어진 대왕암

靑 波 2009. 1. 8. 11:28

 

    울산 대왕암과 원행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다 낮이 되니 개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방어진 울기등대 앞에 있는 대왕암을 가 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대왕암부근의 해운암(海雲庵)에 住持로있는 원행(沅杏)스님 에게서 놀러오라는 전화연락을 받았다. 원행스님은 어릴 적 한마을에서 살았던 친구의 동생인데, 오랫동안 부산에서 여러 사업을 했는데, 별 재미를 보질 못하다 사업을 그만 두고, 평소 서예에 조회가 깊더니 오래전부터 周易 공부를 한 것을 토대로 사무실을 차려 얼마간 운영하더니, 뜻 한바가 있었든지 모든 걸 접고 산사에들어가 삭발하고 뒤늦게 스님으로써 수행에 들어갔다. 몇 해 동안 소식이 없더니 삼년 전 연락을 받고 어느 山寺에 갔더니, 수행 중 틈틈이 사경을 한 반야심경과 달마도 등을 절을 찾아온 불자 들에게 그냥 나누어 주고 있었다.

     

    울산시내서 볼일을 보고 방어진 울기등대 부근의 화정초등학교 뒤쪽에 있다는 해운암을 일러준 전화번호(010-8913-8788)만을 들고 아산로를달려 등대입구에 도착해 연락을 하여 찾아갔다. 방어진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위치한 해운암은 원래는한적한 곳 이였으나, 주택개발로 인해 주위가 아파트와 주택들이 들어 서 주택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법당에 들려 부처님께 참배하고 아래층 주지실에 들렸더니, 방안 사방 벽에 반야심경 달마도가 가득 걸려있는게 눈이 띄었다.멀리 서울에서 왔다는 정보살 과, 수원에서 온 두 보살이 차와 과일을 내어왔다. 보살의 스님친견을 마치고 난 후 먼 곳에서 이곳까지 찾아준두 보살이 대견스러워 대왕암 구경을 함께 가자고 권해, 넷이서 울기 등대로 향해 차를 몰았다.
    8월 1일 오후 월요일인데도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등대입구의 여러 곳의 주차장마다 차들이 가득 차있고 나들이하는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어 혼잡하기까지 하였다. 송림공원은 깨끗하게 잘 꾸며두어 이 곳 사람들의 산책길로는 더없이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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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수많은 소나무들이 빼곡히 기다랗게 늘어 서있었는데, 소나무들이 병이 들어 잎이 빨갛게 말라있는 모습은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등대를 지나 바닷가로 내려가니 여러 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이 흔히 검은색을 띤 바다 바위와는 달리, 붉은빛이 엷게 감도는 미색을 하고있어 환하게 보여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하며 온갖 형상을 이루고 있는 대왕암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대왕암은 신라의 문무대왕이 죽어 동해 바다의 한 곳(감포 앞)수중에 장사지냈는데, 왕의 유언을 따라 그 후 왕비도 죽어 한 마리의 동해 용으로 변해 하늘을 날아오르다 이곳 등대산 끝 용추암(龍湫岩)언저 리에 숨어들었으니 그때부터 이곳을 대왕암(대왕바위)라 불러오고 있다고 전해온다. 왕비와 관련한 바위라면 당연히 '왕비암'이라 하지 않고 대왕암이라 부르니 감포 앞바다의 문무왕 수중능인 대왕암과 혼동을 일게 한다. 이 산의 북쪽은 가파른 절벽을 이루고 있어 일산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찰랑이는 물결은 찾는 이의 발길을 묶어 놓는다. 이곳 전망이 좋은 곳의 아래에는 천연동굴이 있어 예로부터 용굴이라 전해오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등대 옆 일산해수욕장에 동생들을 데리고 수영을 하러 온 적이 있는데, 그 때만해도 등대입구 송림공원에만 입장이 되고 대 왕암은 작전지역이라며, 접근이 금지되어있어 구경을 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방어진에도 고래잡이를 한 것을 기념하기위해 고래 뼈와 돌 고래 모형을 만들어 둔 곳이 여러 곳 보였다. 그러고 보면 이 곳 앞 바다에서도 돌고래를 간혹 볼 수 있다는 얘길 들은 기억이 났다. 대왕암 부근 물빛은 엷은비취색으로 너무나 맑았으며, 둘러보는 동안 바람이 너무 시원해 지나는 어떤 사람은 춥다고 하는 말을 하였다. 돌아 나올 때는 바람에 염도가 많아 카메라줌이 작동을 제대로 못했다. 멀리 현대중공업 도크가 바라보이는 곳에서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함께 대왕암을 둘러본 두 보살들은 펼쳐지는 풍광에 좋다는 말을 연발 하면서 함께 가기를 권한 필자에게 여러 차례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기 도 했다. 허기야 울산이 고향인 사람도 처음으로 와본 곳이니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이야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닌 것이다.
      대왕암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원행스님은 우리일행을 위해 입구에 있는 먹장어(곰장어) 짚불구이 집을 소개해 주었다. 그 곳에서 아침에 큰집의 정원수 가지를 고르느라 양팔에 나무 독으로 벌겋게 된 양팔에 두 보살은 자연약재로 만들었다는 가루약을 정성껏 발라주어 고마웠는데, 이튿날 보니 붉은 점들이 거의 낳아있었다.
      해운암을 도착했을 때 원행스님은 즉석에서 행운을 기원하는 달마도를 한 점 그려주면서, 말인즉 스님을 찾아오는 불자들에게 무료로 오행에 맞춰 '행운의 달마도'를 그려 준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저녁때가 되어있었다.
      그날로 서울과 수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두 보살을 태우고 고속버스 터미널로 오는 차안에서 궁금하게 여겨졌던 걸 물어보았다. "보살님들은 서울에서 이 곳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습니까?" "처음엔 울산에 있는 친구 소개로 오게 되었는데, 스님은 돈을 밝히지 않고 정성을 들여 대해 주는 게 좋아, 수원 친구도 소개해줘 오게 된 것입니다." 서울에서 왔다는 정 보살은 몇 달 동안에 걸처 여러차례 내왕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05년 8월 일 靑 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