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海外 旅行記/조지아 애틀랜타. 워싱턴

워싱턴 4 (동양식품.우주항공박물관)

靑 波 2003. 6. 14. 20:56
 
    킹스 동양식품 6시 5분 관람을 마치고 숙소 있는 곳을지나 9km 정도 더 가면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킹스 동양식품'을 찾아가는데 차가 어찌도 막히는지, 처음 가는 길에 하필 비까지 내려 한 시간이나 걸렸다. 허름한 시장 건물에 도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곳에 '킹스 동양식품'이란 간판이 초라하게 보이는 가게에 들어서니 60대 중반의 부부가 운영하는데 오래 전에 불수 있었던 동네 구멍가게처럼 허름하고 물건만 좁은 가게에 잔뜩 쌓여있고, 참기름 고춧가루 집에서 볼 수 있는 낡은 기계가 놓여 있는 옆에 낡은 화장실이 있었다. 비디오 대여도 하는지 복사한 테잎이 한쪽 벽을 반이나 차지하고 있다. 주인남자 얘기로는 20년 전에 부산 서면에 살다 고향인 전라도를 가서 생활하다 14년 전에 이곳으로 이민 왔다면서, 워싱턴과 불과 20km 떨어진 이근처에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갈비와 반찬거리를 사는 동안 50대 중반의 한국 부인이 비디오 테이프를 빌리러 와서는 우리들을 보고는 몹시도 반가워하며 아이들에게 새우깡을 사주기도 했다. 허름한 가게 안에는 한국서 수입한 식품들이 많이 보이고 주인 부부가 한국의 서민적인 분위기 그대로를 지니고 있었는데,저녁식사 시간이 늦어 주인남자와 더 많은 얘기를 못하고 아쉽게 그곳을 떠나왔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으나 정체가 풀려 금방 숙소에 도착하여 갈비를 구워 둘째가 감춰뒀다 가져온 소주를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게 한잔 하게 되었다.
 
* 워싱턴 뒷골목 *
    4일째 되는 토요일 호텔 밖의 도로가 한산했다. 알렉산드리아(워싱턴 근교)에는 주말 삼일간은 호텔 숙박료가 오히려 싸다더니 다들 여행을 떠나 시내가 비 게 되는 듯 싶었다. 삼일동안 관광과 아이들에 시달려 지쳐서 늦게 일어나 10시가 지나서 숙소를 출발하여 '오벨리스크(아메리카 뾰족탑)'으로 갔으나 하루에 2,000장 나눠주는 관람권은 이미 다 나가고 없어 어쩔 수 없이 내일 8시까지 오기로 하고 밤마다 딸과 사위가 호텔에서 짜둔 일정을 바꾸어 세계 제일이라는 우주 항공관을 먼저 관람하기로 했다. 워싱턴은 잔디밭 지하를 이용하여 주차장을 좀더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만큼 주차장이 부족해 거의 한시간을 허비하고 나서 11시 반에야 우주관으로 갈 수 있었다.
* 우주 항공박물관 *
    우주 항공박물관 라이트 형제의 최초의 비행기 모형으로부터 시작하여 우주선까지 발전해온 과정을 실물과 모조품으로 전시되어 있고, 엔진의 원리, 세계최초 초음속 비행기, 세계 이차대전에 사용했던 일본, 독일 비행기 실물들도 천장에 매달아 두었다. 아폴로 우주선 각종 장비, 달착륙선 화성 무인 우주선 등 실물들이 수없이 전시되어 있고, 넓은 전시관에는 관람객이 줄을 서서 입장하여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기까지 했다. 마침 사위가 전공하는 분야라서 중요한 것은 자세히 설명을 해주어 이해가 잘 되어 관람하는 재미가 한층 더 했다.
* 우주복 *
    이차대전 당시에는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이 미국비행기 보다 일본 비행기가 우수했다면서, 하와이 진주만에 수리 등으로 미국 최대 항공모함 들이 그 곳에 있지 않았기에 다행히 미국이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는 거다. 이차대전 당시의 전투기뿐만 아니라 일본군들이 사용했던 여러 가지 군 장비 들과 밀랍에 군복을 입혀 전시해 둔 것도 있었다. 아래층 한쪽은 아폴로 등 지금껏 미국에서 사용한 우주선과 우주복, 착륙선 에서 사용한 각종 기구들이 사진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가까이에서 실물 들을 대하니 TV 뉴스 등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감회가 들었다. 우주에서의 비행사들이 생활하는 모습과 식사 등 활동 모습들까지 재현해 두어 학생들의 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어린이들의 관람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 우주선 *
    우주선과 달착륙선 앞에서도 기념촬영을 하는 등 이곳에서도 거의 세시간 가까이 관람을 하였는데, 내셔날 몰 가운데 수많은 곳 중에서도 우리가 도착한 날 본 자연사 박물관, 둘째 날의 국립 미술관 셋째날인 국립우주항공박물관이 가장 볼만한 곳이었는데, 원시에서 중세기, 근대로 이어지는 이 세 곳은 워싱턴 에서 꼭 봐야 할 곳 같다. 그러고 보면 넷째 날의 워싱턴 기념관 등 매일 한 곳은 볼만한 것으로 계획이 잘 짜여진 셈이다.
* 우주선과 모조위성 *
    밖으로 나오니 잔디광장 건너편 미술관 근처에 젊은이 몇이서 악기를 연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요란했다. 우주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허쉬훈 조각기념관에 갔는데, 둥근 모양의 이층 건물로 이층 전시실은 한바퀴 돌아 나오게 되어 있는, 가운데는 지붕도 없는 광장으로 꾸며져 있었다. 어제 미술관에서 본 조각품들은 대부분 오래된 것이라면, 허쉬훈에 전시된 조각품들은 근대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 여인 조각상 *
    신기하게 생긴 조각품들이 많은 곳이기도 했는데, 워싱턴에 있는 다른 기념관 과는 달리 이곳에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곳에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가 있어, 그곳을 거쳐야만 밖으로 나오게 되어 있었다. 오후 4시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오기 시작했다. 워싱턴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4일 동안 낮에는 날씨가 좋다가 오후가 되면 항상 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