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결

靑波 作品/追億의 蔚山

무룡산(舞龍山)의 용과 선녀

靑 波 2003. 12. 30. 23:30

      무룡산(舞龍山)의 용과 선녀  

무룡산은 태백산맥이 남으로 뻗으면서 그 한줄기가 경주 토함산을 이루고 그
남쪽에 동대산맥(東大山脈)을 형성하면서 우뚝 솟은 무룡산의 여러 전설 중에
서 가장 많이 알려진, 황당한 설화 한 가지를 재미삼아 옮겨본다.

무룡산 정상에 있는 연못에는 일곱 마리의 용(龍)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마리는 눈이 멀어서 함께 사는 용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
어느 날 하늘의 옥황선녀들이 이 연못에 목욕을 하러 내려오게 되었다.
일곱 선녀들은 용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하고, 물장구를 치며 목욕을
하고 놀았는데 아무도 눈먼 용과는 놀지 않으려 하였다.
눈먼 용이 서러워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마음씨 착한 선녀가 다가와 위로
하며 같이 놀자고 하자 눈먼 용은 기뻐서 눈물을 거두고 같이 놀았다.
여섯 선녀가 장님용과 어울려 노는 선녀를 놀려댔지만 개의치 않았다.
목욕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선녀들과 용들은 서로 정이 들어 떨어질 수 없어서, 모두 함께 하늘로 오르기
로 하였다. 그러나 눈먼 용은 하늘로 오를 수가 없어,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던 마음씨 착한 선녀는 마음이 아파 차마 가엾은 눈먼 용을
두고 하늘로 오를 수가 없었다.
결국 착한 선녀는 남기로 하고 나머지 선녀와 용들은 하늘로 올라갔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일곱 선녀가 모두 같이 올라오지 않은 것과 승낙도 받지 않
고 용들을 데리고 온 것에 대해 노발대발하여 여섯 선녀와 용들을 무룡산 연못
으로 귀양 보냈다.
한편 눈먼 용과 마음씨 착한 선녀는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올라가서
눈을 뜨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귀양 갔던 선녀들과
용들도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풀어져 하늘로 다시 불려 올라갔다.
                                                   蔚山鄕土 傳說 集


이 같은 전설이 담긴 靈山 무룡산에 묘를 만들면 울산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울산에 비가 내리지 않고 날이 오래 가물면 사방 네 개 면의 사람들이 때를 지어 
동원하여 무룡산에 올라가 혹시 누가 몰래 묘를 만들지나 않았나 하고 샅샅이 뒤지
는 광경을 어릴 적에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날이 몹시 가물 때 올라가서 찾아보면 반드시 누가 묘를 몰래 만
들어 놓았는데 묘가 발견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장을 해 
두었다.
무룡산 의 서쪽의 蓮岩과 동쪽의 亭子의 중간에 가분데(가운데)고개가 있는데, 신라
임금이 지나갔다 해서 왕거령(王去嶺)이라고도 한다.
가분데 고개 서쪽 바로 아래 무룡산 기슭에 절터 골이라는 곳에는 지금도 청기와 조
각이 발견되는데, 빈대 때문에 없어졌다는 신라시대 절인 오봉사(옥천암 본절)가 있
었다고 전해지는 절터 골 아래로 여러 산골짜기는 봄이면 온갖 산나물이 유명해서,
나물 캐는 아낙네들이 몰려들었고, 물이 맑아여름이면 멱 감는 아이들이 민물장어 참
게 가제를 잡아 모닥불에 구워 먹기도하고, 가을이면 산머루며 다래를 따먹는 목동들
의 즐거운 표정들이 있었다.
겨울에는 인근 동네의 땔감을 장만하는 나무꾼의 일터이기도 했으니, 무룡산은 인근 
주민들의 생활의 보고(寶庫)이기도 했다.
                    청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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